SUMMER FLIP

민트젤리

야, 김도훈. 넌 첫사랑이 언제였냐?

 

질문은 벼락처럼 날아들었다. 김도훈은 침착하게 한껏 동그랗게 부푼 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요? 마침 육사시미 한 점을 입에 밀어넣은 타이밍이었다. 까마득한 후배가 일부러 고기를 가루라도 낼 기세로 천천히 먹는다는 걸 눈치챈 선배들이 요란을 떨었다. 하, 참. 요즘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안 그러냐? 그러게요. 지금 하늘 같은 선배가 밥도 사주는데 질문에 답도 안 하고. 막내가 빠져 가지고. 김도훈. 얼른 대답 안 하냐? 장난스러운 타박에 김도훈의 눈이 반달처럼 휘었다. 에이, 선배님들은 무슨 그런 이야기를 고기 먹다가 하고 그러세요.

 

김도훈은 두 눈을 깜박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를 한껏 집어 욱여넣던 선배 한 명이 탁 소리 나게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너 지금 애교 부린 거냐? 우리 앞에서? 어우. 입맛 떨어진다."

"아, 입맛 떨어지셨어요? 그러면 제가 먹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김도훈이 젓가락이 아닌 집게를 들었다. 딱 먹기 좋게 익은 살치살을 한꺼번에 쓸어 담아 가겠다는 의사 표명이었다. 젓가락을 내려놓았던 선배가 잽싸게 김도훈의 집게를 쳐냈다. 김도훈은 입꼬리를 길게 늘였다.

 

큰일이네. 막내가 너무 머리가 컸다. 어떡하냐? 그러게 말야. 요새는 군기반장 없어? 김도훈 이거 하늘 같은 선배들한테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것 좀 봐라. 애가 야구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아주 그냥. 아니 그러니까. 뭐? 고기 먹다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그럼 경기 중에 얘기할까? 더그아웃에서 물어봐 줘? 아니면 방송사 인터뷰에서 얘기할래?

 

둥그런 4인용 테이블을 꽉 채우도록 앉은 성인 남성들이 덩치가 아까운 줄도 모르고 입을 놀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 저를 귀여워하는 형들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도훈이 다시 한번 고개를 기울였다.

 

"막내 질문 있습니다!"

"뭔데?"

"너 설마 첫사랑이 뭔지 모른다, 그런 뻔한 이야기할 거 아니지?"

"어……. 맞는데요."

"하, 이놈 봐라 진짜. 안 되겠네. 질문 바꾼다."

 

삽시간에 민심이 들끓었다.

 

"첫 키스는 언제 했어?"

"……네?"

"왜? 이것도 안 했다고 하게?"

 

잡아떼봤자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였다. 지금 김도훈의 표정이 말해주고 있었다. 발뺌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히 기억하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아니 지금 때가 어느 땐데 무슨 그런 질문을 하고 그러세요. 김도훈이 뻔뻔하게 웃으며 다시 젓가락을 집어 들었지만, 선배들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 어라? 얘 손 떠는데? 뭐야. 지금 긴장한 거야? 연장 끝내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설 때도 실실 웃던 놈이? 김도훈이 겨우 집어든 고기 한 점이 애처로울 정도로 파들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테이블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도훈은 고기를 그냥 앞접시 위로 올려놓았다. 탁 소리 나게 젓가락을 내려놓은 것도 물론이다.

 

"아, 왜 죄없는 막내 괴롭히세요!"

"우리가 언제 괴롭혔어."

"그러니까. 막내한테 관심 있어서 물어본 건데 아주 말이 심하네."

"그래서 언제 했는데? 첫 키스?"

 

김도훈이 얼굴을 티 나게 구겼다. 아씨, 이 아저씨들이 진짜 나이 먹어서 뭐 이런 걸 물어봐요! 유치하게! 필사적으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프로 데뷔 3년차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아저씨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첫사랑은 묻어 줄 테니 첫 키스만 털어놓으라는 날강도들에게 당하고 만 김도훈은 구깃구깃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고등학교 1학년 때요."

"고1? 야구 한참 할 나이에 연애를 했어?!"

"연애 아니었어요!"

"뭐어? 그럼 연애도 아닌데 키스부터 했어?"

 

김도훈이 입을 꾹 다물었다. 얼마나 세게 힘을 주었는지 턱 밑에는 자글자글 호두가 생겨 있었다. 귀여운 막내의 표정에서 온도가 사라진 걸 확인한 선배들은 뒤늦게 큼큼 헛기침을 하며 말을 돌렸다. 어어 술잔이 비었네. 술 좀 마시자. 김도훈의 앞에 놓인 잔에도 투명한 술이 가득 차올랐다. 선배들의 건배를 기다릴 틈도 없이 냉큼 털어 넣었다. 심사가 틀어진 게 분명한 막내의 태도에 실컷 놀려대던 선배들이 바쁘게 눈빛을 교환했다. 어……. 뭐 잘못 건드린 거 같은데? 어쩌냐?

 

"그, 일단…… 마실까?"

 

김도훈은 다시 가득 채워진 잔에 입술을 댔다. 알콜 특유의 향이 코를 찔렀지만 지금 김도훈의 감각을 지배하고 있는 건 조금 다른 향이었다. 내리쬐는 태양, 목덜미 뒤로 주르르 흐르는 땀방울, 바닥을 박찰 때마다 뭉클거리는 흙먼지. 완연한 여름의 냄새였다. 일부러 꾹꾹 눌러놓았던 얼굴이, 애써 잊어보려고 했던 기억이 당연한 수순처럼 선명하게 번진다.

 

─어떻게 잊을 수가 있어.

 

김도훈의 첫 키스는 여름이었다.

 

아주,

뜨거운.

 

 

* * *

 

 

운동하는 애들은 딱 티가 났다.

 

몰개성하게 바짝 깎은 밤톨 같은 머리, 뙤약볕 아래에서 선크림도 제대로 바르지 못하고 종일 뛰어다니다 보니 새카맣게 탄 피부. 눈을 뜰 때부터 감을 때까지 운동만 하니 자연스럽게 살이 내려 길쭉하고 마른 몸까지. 물론 예외는 있는 법이다. 맨날 하는 운동으로도 모자란 지 스트레스를 헬스로 해결한다며 성장도 채 끝나지 않은 몸에 근육을 붙이는 사람도 있었고…….

 

야외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라곤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얀 사람도 있었다.

 

─어쩜 사람이 저렇게 하얗지?

 

김도훈은 딱 벌어지려는 입을 억지로 다물기 위해 억지로 턱에 힘을 주었다. 이제 막 밭에서 캐낸 흙 묻은 감자 같은 동글동글한 머리통들 사이에서 혼자 전구처럼 반짝반짝 하얗게 빛이 났다. 말간 얼굴로 가만히 눈을 깜박일 때마다 촘촘한 속눈썹이 나비처럼 팔랑거렸다. 김도훈은 뭐에 홀린 사람처럼 선배의 얼굴을 곁눈질로 열심히 살폈다. 분명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도 태가 달랐다.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한 1학년들보다 훌쩍 크고 단단해 보이는 몸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입안이 버석해졌다. 괜히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김도훈은 애써 시선을 떼어냈다.

 

투수, 신정환.

 

배번 1.

 

팀의 에이스였다. 저 얇은 팔로 무슨 공을 던지나, 싶었지만 신정환은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얇은 팔로도 150대의 구속을 자랑하는 파이어볼러였다. 2학년 때도 8경기 등판, 3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빠른 구속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았다. 마운드 위에서 크게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장점인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프로 스카우터들도 관중석 어딘가에서 자리를 잡고 신정환의 투구를 신중하게 지켜보곤 했다. 3학년인 올해도 작년만큼만 한다면 상위 라운드 지명이 유력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벤치에서 신정환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던 김도훈은 1라운드 지명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쉬운 건 오직 하나였다.

 

같이 경기를 뛸 기회가 없다는 것.

 

2학년도 아니고,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에게 주전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주전까지는 바라지도 않았고, 그냥 딱 한 번만이라도 신정환의 등 뒤에 서있고 싶었다. 직선타를 잡아내거나 점프 캐치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 몸을 날리는 수비로 등 뒤를 받쳐준다면 선배는 어떤 얼굴을 할까. 환하게 웃어주실까? 경기 중이니까 표정 관리가 필요하니, 그냥 글러브를 두드리며 박수를 보내주실 수도 있겠지. 더그아웃에 매달린 김도훈은 몇 번이나 그런 순간들을 상상했다.

 

저 새하얗고 말간 선배가, 저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는 환상.

 

신정환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 신기루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적어도 김도훈의 눈에는 그랬다. 마운드 위에 서 있는 신정환은 파릇파릇한 1학년 후배의 눈을 멀게 하기에 충분했다. 목청 높여 응원가를 부르면서도 김도훈의 눈은 언제나 신정환을 따라다녔다.

 

"……."

 

김도훈이 신정환에게 말을 붙일 기회가 찾아온 건 객관적으로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후덥지근한 여름날, 더그아웃에는 기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 전. 상대는 몇 년 전에 창단해 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16강 전까지 올라온 팀이었다. 당연히 뎁스도 약했다. 전력만으로 따지자면 무난히 상대를 꺾고 올라가야 할 대진표였으나 불행히도 에이스의 부진이 팀의 발목을 잡았다.

 

─퍽!

 

신정환이 뿌린 공이 미트에 꽂히는 소리가 김도훈의 귀를 울렸다.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최고 구속으로 던질 때와는 다른 스피드, 장점인 제구가 되지 않아 사방으로 날리는 공.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은 울리지 않았고 주자는 연달아 볼넷으로 출루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더그아웃도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싸늘해졌다.

 

신정환 파이팅!

 

김도훈은 양손을 말아 입술 앞에 가져다 댔다. 괜찮아! 막으면 돼! 목에 핏대가 설 정도로 악에 받쳐 지르는 응원은 적막한 경기장에서 톡톡 튀었다. 벤치를 지키는 선배들의 눈치를 보고 있던 1학년 동기들도 주섬주섬 응원을 시작했다. 선배님! 막을 수 있습니다! 신정환 선배님! 수비 집중! 아웃 카운트 잡자!

 

"……아."

 

불행히도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볼넷으로 이미 주자에게 1, 2루를 내준 상황에서 마주하는 상대 팀의 3번 타자는 아주 작정하고 초구부터 노려쳤다. 힘이 빠진 결정구는 가운데로 몰렸고 상대방은 이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밀어친 타구는 외야를 갈랐다. 중견수와 우익수가 뛰었으나 누구도 잡을 수 없었다. 우익수가 공을 쥐는 사이, 발이 빠른 1루 주자는 이미 홈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1루 주자 홈인, 2루 주자 홈인. 타자는 2루까지 걸어들어갔다.

 

좋지 않은 출발이었다. 김도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신정환을 바라보았다. 모자를 벗어 땀을 훔치는 모습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새하얀 얼굴은 오늘따라 더 창백하게 느껴졌다. 마운드 위를 몇 번 스파이크로 두드린 그가 다시 몸을 숙이고 오른팔을 늘어뜨렸다. 제발. 김도훈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주먹을 꽉 움켰다. 제가 경기에 나서는 것보다 몇 배는 더 떨리는 순간이었다.

 

겨우 2점. 큰 점수는 아니었지만 분위기를 넘겨주기엔 충분했다. 신정환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보다 떨어진 구속, 잡히지 않는 영점은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도 불안하게 만들 정도였다. 결국 컨디션만 좋았다면 완봉까지도 그를 마운드에 세워 두었을 감독이 2회에 야구공을 쥐고 마운드로 올랐다. 2회를 끝낼 수 있는 아웃 카운트까지 단 하나를 남겨둔 상태에서 이미 5 자책점을 기록했고 승계 주자는 2,3루에 나가 있었다.

 

올해만 세 번째 강판이었다.

 

"……괜찮아. 아직 2회인데."

 

김도훈은 애써 웃으며 동기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9회말 2아웃까지도 알 수 없는 게 야구였다. 패배감에 젖기에는 아직 일렀다. 감독과 코치의 눈치를 보던 1학년 선수들은 이내 목소리를 높였다. 어차피 할 수 있는 게 그 정도밖에 없기도 했다.

 

감독으로부터 몇 마디를 들은 신정환은 가만히 더그아웃에 앉아 고개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입술을 꾹 깨물고 있는 게 선명히 보였다. 피가 날 정도로 억세게 물고 있는 입술, 마른 손등 위로 핏줄이 도드라질 만큼 꽉 쥔 주먹. 지금 상황에서 가장 속상할 사람은 신정환 본인이었다.

 

꽉 쥔 주먹은 본인의 무릎을 향했다. 몇 번이고 이어지는 타격음에 김도훈은 제가 맞기라도 한 것처럼 눈을 질끈 감았다. 신정환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흩트리는 타입이 아니었다. 오히려 제 눈치를 보는 선수들을 생각해서 애써 옅게 웃으며 괜찮다고 다독이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신정환이 제 감정을 이기지 못할 정도였다.

 

몸은 경기장 쪽을 향하고 있지만 김도훈의 시선은 자꾸만 신정환을 향했다. 한참이나 고개를 숙이고 있던 신정환이 라커룸 쪽으로 조용히 걸음을 옮겼을 때, 김도훈 역시 홀린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

 

신정환은 자신의 라커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김도훈도 덩달아 숨을 죽인 채 그의 등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1학년이지?”

 

마른 세수를 한 신정환이 불쑥 질문을 던졌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평소보다 잠겨 있는 것 같았다. 라커룸 앞에서 서성거리던 김도훈이 화들짝 놀라 눈을 커다랗게 떴다.

 

“어, 네?”

“1학년 아냐?”

“네. 맞, 맞습니다.”

 

심장이 심하게 뛰었다. 다 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소개 정도는 했지만 이렇게 둘이서만 대화하는 건 처음이었다. 얼굴에 열이 올랐다. 피부가 까무잡잡해서 다행이었다. 어지간하면 붉어진 얼굴이 티가 나지 않을 테니까.

 

“…….”

 

신정환은 가만히 김도훈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겹치는 순간, 시간이 멎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김도훈은 바짝 마른 입술을 핥으면서도 신정환의 얼굴을 바라보는 걸 멈출 수 없었다. 다른 선배였다면 이미 건방지다고 욕설이 날아들었을 정도로 노골적인 시선이었다. 자신의 태양이 눈앞에 있었다. 손을 뻗어보진 못하더라도, 눈이 멀어버릴 걸 각오하고 쳐다볼 용기는 있었다.

 

“선배님, 눈이…….”

 

눈가가 붉었다. 울음을 잔뜩 참아낸 얼굴이었다. 그제야 김도훈은 신정환이 라커룸으로 돌아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남들 앞에서 보일 수 없었던 표정. 그것을 마주한 게 김도훈이었다.

 

그래선 안 되는데 심장이 조금 더 빠르게 뛰었다. 지금까지 아무 사이도 아니었던 선배와의 관계가, 조금은 특별해진 것 같은 착각이 뇌를 야금야금 집어삼키고 있었다.

 

“정환 선배님.”

 

혀끝에서 구르는 이름이 낯설었다. 신정환은 가만히 김도훈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선배였다면 겁도 없는 1학년에게 당장 꺼지라고 소리쳐도 이상할 게 하나 없는 상황이었다. 김도훈은 홀린 것처럼 신정환을 눈에 담았다.

 

시간이 고장 난 것 같았다. 바깥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긴 속눈썹 아래 그림자가 흔들리는 것까지 보일 정도로 김도훈은 신정환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니 놓칠 수 없었다. 가볍게 눈꺼풀을 깜박이던 그 순간,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도.

 

쭈뼛거리던 김도훈이 성큼 신정환에게 다가섰다. 어떠한 계산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

 

그런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신정환의 얼굴을 덥석 붙잡은 것까진 무의식이었으나, 뺨을 감싸 쥐는 순간 스르르 눈을 감던 그의 입술을 삼킨 건 다분히 의식적이었다.

 

“……!”

 

마주한 숨이 뜨거웠다. 본능이 이끄는 대로 입술을 맞대긴 했지만, 그게 고작이었다. 부드러운 감촉을 인지한 것만으로 아랫배에서 열이 끓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강아지처럼 입술만 쪽쪽 부딪혔다. 신정환의 뺨을 쥐고 있는 손이 덜덜 떨렸다. 신정환이 모를 리가 없었다.

 

“으음…….”

 

그렇게 김도훈을 내버려 두던 신정환이 살며시 입술을 벌렸다. 미끄러운 혀가 부딪힌 순간, 김도훈의 안에서 무언가가 펑! 터졌다. 눈앞이 하얗게 번진 것 같기도 했고, 머릿속이 온통 엉망진창으로 뒤섞인 것 같기도 했다.

 

얕게 헐떡이는 숨이 달았다. 멀어지려는 신정환의 얼굴을 조금 더 제 쪽으로 끌어당기며 혀를 얽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열기가 발끝까지 적셨다. 짜릿했다. 중학생 시절, 리그 우승을 했을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김도훈의 심장이 전력 질주라도 한 것처럼 쿵쿵거렸다. 이러다 기절이라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

 

신정환의 커다란 손이 김도훈의 어깨를 밀어냈다. 신정환의 두 눈에 담긴 제가 어떤 얼굴을 했는지는 미처 보지 못했다.

 

그는 손등으로 입술을 문질러 닦았다. 불쾌해 보이는 동작이었으나, 김도훈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김도훈의 눈에는 오히려 붉게 달아오른 귓가가 더 선명하게 보였으니까.

 

“…….”

 

신정환은 김도훈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대로 김도훈을 스쳐 지나가 라커룸을 빠져나갔다. 덩그러니 남겨진 김도훈은 그제야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자그만 얼굴을 감싸 쥐었던 손이 덜덜 ᄄᅠᆯ리고 있었다.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와아.”

 

김도훈은 헛웃음을 흘렸다.

 

첫 키스였다.

 

상상과는 달랐다. 자신은 하나도 멋지지 않았고, 오히려 한참 어설프고 꼴사납게 떨기만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김도훈은 신정환의 온기가 남아 있는 입술을 가만히 더듬었다.

 

이렇게 흥분해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전 만루 홈런을 때렸을 때보다 더 미칠 것 같았다. 이 심박수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정상이 아니었다.

 

“……미쳤다.”

 

무릎 사이로 고개를 묻었다. 얼굴 근육조차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 사이로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무려면 어때.

 

김도훈은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게 분명했다.

 

아마도, 평생.

 

 

* * *

 

 

“넌 떨리지도 않냐?”

“이게 왜 떨려.”

“1라운드 여유냐?”

“아직 지명도 안 됐는데 무슨.”

 

신인 드래프트 날에도 정말이지 하나도 긴장되지 않았다. 이미 기사에서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하다고 떠들어대서가 이유는 아니었다. 오히려 제 드래프트 날 보다 신정환의 드래프트 날 훨씬 더 긴장했었다.

 

하필이면 고등학교 3학년 때 거짓말처럼 찾아온 부상과 곤두박질친 성적 때문에 지명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그날은 훈련도 제대로 집중도 하지 못했다. 대충 선배들의 드래프트가 걱정된다고 둘러댔지만, 김도훈이 정말로 걱정한 건 오직 신정환 한 사람뿐이었다.

 

아직도 꿈이 아닐까싶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그날 이후, 신정환은 눈에 띄게 김도훈을 피했다. 오죽하면 다른 친구들도 ‘신정환 선배가 너 싫어하는 거 같은데? 뭐 잘못한 거 있어?’라고 물어볼 정도였으나 오히려 김도훈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선배의 과민한 반응이 오히려 그날의 일이 거짓이 아니었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누가 들으면 대가리 한 번 꽃밭이네, 라고 빈정댈 수 있을 이야기였으나 적어도 김도훈의 머릿속에서는 반짝반짝한 봄날이 맞았다.

 

신정환은 5라운드에 지명되었다. 높은 순위이기도 했고 낮은 순위이기도 했다. 부상 전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4라운드는 터무니없이 낮은 순위였고, 당시의 컨디션을 본다면 생각보다는 높다고 평가될 순위였다.

 

김도훈은 어색한 정장 차림으로 안내받은 자리에 앉았다. 중계 카메라가 노골적으로 그를 좇았다. 카메라를 바라봐야 할지, 피해야 할지 고민하던 김도훈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카메라를 응시했다.

 

“후우…….”

 

1라운드 정도 되면 대충 자신의 이름만 검색해도 어느 구단의 선택을 받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보통 투수를 지명하는 1라운드에서 야수를 선택할 구단은 더더욱 예상이 가능한 범위였다.

 

그리고 그중에는 신정환의 소속 팀도 있었다.

 

─욕심내지 말자.

 

김도훈은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되뇌었다. 일단 프로에 가기만 한다면, 프로 야구선수가 되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신정환과 같이 경기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게 같은 팀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다른 팀이라도 좋을 것만 같았다. 마운드 위에 서 있는 신정환의 뒤에서 든든하게 수비로 받쳐주는 그림도 좋았지만, 타석에 서서 그를 바라보는 김도훈도 나쁘지 않았다.

 

드래프트가 시작되었다. 1번부터 3번까지의 순위는 부동이었다. 모두가 예상하고 있던 투수들이 프로구단의 유니폼을 받았다. 예상하던 순서가 다가올수록 차츰 입안이 말랐다.

 

“피오니어스 지명하겠습니다.”

 

1라운드의 9번째 순서, 신정환의 소속 팀이었다. 김도훈은 무릎 위에 올려 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고등학교, 내야수 김도훈.”

 

모든 소리가 멀어졌다.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 눈을 끔벅이는 김도훈을 보다 못한 다른 친구들이 등을 떠밀었다. 정신없이 단상 위로 오른 김도훈에게 피오니어스 유니폼과 모자가 건네졌다. 유니폼을 입으면서도 현실감이 없어 얼떨떨했다. 프로 지명이 기뻐서가 아니었다.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너무 실망할 것만 같아 차마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일이 지금 눈앞에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김도훈의 뇌는 느리게, 아주 느리게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

 

‘미쳤다. 정환 선배랑, 같은 팀이네……?’

 

전력 질주를 한 것도 아닌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진짜 정환 선배랑 같이 야구할 수 있다고?

 

겨우 그 사실만으로 자연스럽게 김도훈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때마침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피오니어스 팬들이 흡족할 만한 기쁨이 가득 담긴 얼굴이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영상 속 까만 눈망울이 지나치게 촉촉했던 덕분에 드래프트를 지켜보고 있던 야구 커뮤니티만 들썩거렸다.

 

피오니어스 1라 신인 지명 후에 울었다는 거 실화냐

엥 울었다고??? 왜?? 1라 거의 끝에 불려서 맘고생했나

ㄴㄴ올해 투수 팜 특히 좋아서 앞에서 다 대깨투해서 그렇지 얘 야수 전체 1번임

그리고 아직 1라운드인데 맘고생같은 소리하넼ㅋㅋㅋㅋ드랲 첨 봄???

ㅋㅋㅋㅋㅋㅋㅋ얼굴만 봐도 맘 고생은 절대 아니지 않음??

맞앜ㅋㅋㅋㅋ슬픔X 기쁨O

얘 피린이임? 진짜 엄청 좋아하던데

 

등등의 무수한 추측성 글이 커뮤니티를 휩쓸었지만 모두 사실과는 멀었다.

 

김도훈은 그냥 신정환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을 뿐이었다.

 

아무도 몰라줄 순정이었다.

 

 

* * *

 

 

프로가 되고 나면, 심지어 같은 구단에 있으면 신정환을 자주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1군 선수와 2군 선수가 우연히 마주칠 일은 그다지 없었다.

 

신정환은 바로 1군에서 긁어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바로 2군에서 재활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한 건 작년이었고, 김도훈이 입단할 즈음에야 퓨처스 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기 시작했다.

 

반면 김도훈은 당시 드래프트 1라운드 중 유일한 야수였고, 그건 그만큼 피오니어스가 긁어볼 내야수가 다급하다는 뜻이었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어 개막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김도훈은 자신에게 주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대타로 투입된 데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냈고, 홈에서 팬들에게 처음 인사하는 경기에서는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안정적인 수비까지 1라운드 야수픽에 부합하는 눈부신 활약이었다. 같은 드래프트 투수 동기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화려한 루키 시즌이었다. 기자들은 신인왕 경쟁에 타자 김도훈의 이름을 올렸고, 피오니어스 팬들은 지갑을 열어 열렬히 화답했다. 전반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 피오니어스의 홈구장은 온통 김도훈이었다.

 

“야, 너 이번에 유니폼 인센티브 제법 되겠다.”

 

계약금 뛰어넘는 거 아니냐? 밥은 너가 사라. 선배들도 김도훈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농담을 걸 정도였지만 김도훈은 침착한 미소로 응대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올스타 브레이크.

 

전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올스타 투표는 이미 시작되었고, 지금의 김도훈이라면 베스트 12도 무난해 보였다. 중간 집계만 보더라도 압도적인 표 차이를 보이며 1위를 달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김도훈에게 있어 자신의 첫 올스타전 출전보다 중요한 건, 신정환의 퓨처스 올스타 출전이었다.

 

운명처럼 이번 올스타전이 열리는 구장은 피오니어스의 홈구장이었다. 프라이데이 행사를 위해 어차피 구장에 와야 한다면, 조금 일찍 와서 퓨처스 경기를 보는 게 그리 이상한 그림은 아닐 거란 판단이었다. 더군다나 퓨처스에 출전하는 선수 중에는 김도훈의 입단 동기들도 있었으니 대충 둘러댈 말도 차고 넘쳤다.

 

“……진짜 선배도 한결같다.”

 

김도훈은 신정환과의 메신저 창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대화창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빼곡하게 차 있었다. 몇 줄이 넘어가는 메시지 속에서 신정환이 보낸 메시지는 아주 짧고 간결했다.

 

응 봤어

오늘 잘했더라

수훈 축하해

 

야속할 정도로 짧은 그 몇 마디가 김도훈에게는 구원이었다. 매일 경기를 준비하기 전 라커룸에서 이미 달달 외워버린 신정환과의 대화창을 다시 복습하는 건 이미 선수들 사이에서는 소문난 루틴이었다. 물론, 신정환과의 대화창이란 건 알 수 없으니 휴대폰을 그렇게 열심히 들여다본다는 농담 섞인 말로 퍼져나가는 바람에 무슨 타석 들어가기 전부터 타격 루틴이 있냐는 핀잔도 듣긴 했지만 김도훈은 대꾸도 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넘겼다. 신정환이 하는 말도 아니었으니 딱히 중요한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선배]

[퓨처스 올스타 선발 기사 봤어요]

[제가 꼭]

[응원하러 갈게요]

[진짜]

 

이미 1은 사라져 있었지만, 아직 답장은 없었다.

 

“…….”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였으니까. 김도훈은 이 게임의 출발선에 선 시점부터 이미 패배자였다. 오늘의 루틴을 위해 하염없이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던 그때였다.

 

[음...굳이?]

 

새 메시지가 도착했다. 김도훈은 잽싸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굳이라뇨]

[ㅠㅠ]

[너무해...]

[저도]

[선배 공 던지는 거]

[보고 싶어요]

[굳이?]

[1군에서]

[더 좋은 공]

[많이 보고 있잖아]

[신정환 선배 공이]

[보고싶다구요....]

[음...]

[도훈아]

[지금 몸 풀러 나가야]

[하는 시간]

[아냐?]

 

훈련하러 가야 하는 시간은 맞았다. 하지만 이렇게 신정환과 대화 타이밍이 맞는 경우가 잘 없다 보니 마냥 아쉽기만 했다. 까짓거, 혼 한 번 나면 되는 거지 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환 선배.................]

[진짜]

[가면 안 돼요?]

 

간절하게 기다렸지만, 답장은 바로 오지 않았다. 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었다. 푹 한숨을 내쉬며 아쉬운 마음을 정리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전화가 걸려 왔다.

 

신정환이었다.

 

“선배?”

 

목소리가 좀 떨린 것 같기도 했다. 잘못 걸린 게 아닐까? 신정환이 먼저 전화를 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실 이렇게 통화를 한 일 자체가 드물었다. 낮 경기를 뛰는 사람과 저녁 경기를 뛰는 사람의 운동 스케줄은 미묘하게 엇나가기 마련이었으니까. 온 신경이 휴대폰 너머 작게 들려오는 신정환을 향해 움직였다.

 

[응, 도훈아.]

 

겨우 이름 한 마디에 심장이 녹아내렸다. 김도훈은 흐물흐물 무너지는 표정을 다잡기 위해 애써 입술을 꾹 다물었다. 한숨과도 같은 호흡이 들려왔다. 말하기 전에 몇 번이나 망설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보지 않아도 그려지는 얼굴에 김도훈은 결국 손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라커룸에 사람이 없는 게 다행이었다. 이런 표정을 들켰다간 짓궂은 선배들을 감당할 수 없을 터였다.

 

[오늘 너 경기 하는 거 봐서]

“네……?”

[……잘하면 보러 와도 돼.]

 

김도훈은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오늘? 저 얼마나 잘해야 해요?”

[얼마나 잘할 수 있는데?]

“선배가 원하는 만큼요.”

[그럼 2안타 경기?]

 

멀티 히트도 좋은 기록이지만, 신정환을 보러 갈 기회를 걸 만큼 대단한 기록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더군다나 김도훈은 고졸 신인 데뷔 시즌 100안타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부상만 없다면 무난히 100안타를 기록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정론이었다.

 

“에이. 저 김도훈입니다.”

[그 김도훈이 15타석 무안타잖아.]

“…….”

[그러니까…… 오늘 잘 하라구.]

“……네.”

[음…….]

“…….”

[으응. 그럼 끊을게.]

 

1분 남짓의 짧은 통화는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다급히 끊어졌다.

 

김도훈은 신정환에게 일방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다. 오늘의 날씨부터 구내식당 메뉴, 오늘의 웨이트, 그리고 숙소에 이르기까지 사소하고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만 경기 결과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김도훈도 사람이니 경기 결과에 따라 감정이 파도쳤다. 당연한 일이었다. 잘한 날에는 둥실둥실 들뜨고, 못한 날에는 스스로에 대한 화를 억누르기만 해도 바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신정환에게 티 내고 싶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은 물론 코치까지 다 알아도 괜찮지만, 신정환은 몰랐으면 했다.

 

그리고 오늘, 신정환은 김도훈이 단 한 번도 이야기 한 적 없는 최근의 타격 기록을 이야기했다.

 

“…….”

 

김도훈은 길게 눈을 감았다 떴다. 날이 너무 더운 탓이었다. 이상하게도 지금 이 텅 빈 라커룸에 신정환이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겁도 없이 마운드에서 강판 된 선배를 따라갔던 날이 떠올랐다.

 

여전히, 여름이었다.

 

 

* * *

 

 

2번 타자 김도훈이 오늘 5번째 타석에 들어섭니다. 시즌 타율 274. 최근 3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안타, 안타, 2루타, 안타. 오늘만 4안타 경기네요. 대단합니다.

초구, 왼쪽 높게 들어 올렸습니다! 더 확인이 필요 없습니다! 이 공은 아무도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갑니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김도훈의 솔로포가 터집니다.

 

무더운 여름, 그보다 더 뜨거운 선수가 이곳 피오니어스 필드를 열광케 하고 있습니다. 루키 김도훈이 오늘 경기를 지배합니다!